생활
[영화감상] 아이 인사이드 (스포일러)
리오나다
2009. 7. 10. 01:01
메가 TV의 공포란에 있는 것을 봤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혼란스러울수 있으나, 나는 이전에 이 영화 추천을 받고 다른사람들의 감상을 간단히 본적 있어서, 죽고 난 후의 상상이라고 알고 봤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그것도 잘못된 정보일수도 있겠다)
기억상실에 걸린 주인공, 자신의 과거를 알고 싶어하는데 현실은 뒤죽박죽이다. 2000년의 사고와 2002년의 사고(?) 후 모두 한 병원으로 왔고 그 가운데 시간을 오가며 주인공(과 관객) 모두 혼란스럽다. 시간여행인가? 환상인가?
내가 보기엔, 주인공은 죽었다. 그리고 지난 삶을 후회하며 다시 살고 다시 사는 것이다. 지난 삶의 한이 사라질때까지 아마 그 혼란은 반복될것이다. 죽고난뒤 자신이 만든 세상에 갇힌 것이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은 '내가 형을 죽였을리 없어'라고 말하고, 형을 죽이고 은폐하려는 과거의 자신을 보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되돌리고 싶어한다.
그런 주인공을 나쁜놈이라 비난만 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삶을 살다 보면 상황에 떠밀리게 되는 급박한 순간을 만나게되며, 그때마다 바른 선택을 할 자신이 내게도 없기 때문이다. 급박하게 벼랑으로 내몰렸을때, 공포에 질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며, 그럴수록 진창에 빠지고 '그때 그러지 말았더라면' '그때 상황이 이렇게 안됐더라면'하고 쓸데없는 상상에 매달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인공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확실히 잘못했고, 스스로도 그걸 알고 후회한다. 그가 자꾸 과거를 반복하는 것도 스스로를 용서할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자신의 행위에서 피하고 싶은, 도망치고 싶은 것일게다.
아마 주인공이 그 끝없는 지옥에서 벗어나려면, 그는 자신을 받아들어야 할것이다. 자신이 한 행동을 부인하지 말고 받아들이며, 용서를 구하고, 자신을 용서하고... 다 싸잡아서 말하자면, 더 이상 그 사건에 집착하지 않아야겠지. 그래야 사고가 나 사망한 지점을 떠나지 못하는 지박령과 같은 짓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다.
흠, 그러고보니 주인공은 이미 그 병원의 지박령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